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16년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위 '화양연화'는 2000년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으로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화양연화를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라는 표현으로 설명을 대신했는데요, 영화가 개봉된 이후 양조위와 장만옥은 홍콩의 대표 배우가 되었고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최우수 예술성취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성공을 입증했습니다. 당시 촬영감독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기법 또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화양연화는 처음 개봉한지 20년 만인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재개봉되어 영화를 잊지 못하는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었죠.
감독:왕가위
출연 : 장만옥(소려진), 양조위(주모운), 뇌진, 반적화, 손가군 등
국내 개봉 : 2000년 10월, 2020년 12월 재개봉
상영시간 :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화양연화 뜻
영화의 제목인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말합니다. 영화의 두 남녀는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데요, 세월이 흘러 과거를 돌이켜보았을 때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추억의 순간들이 화양연화였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화양연화 줄거리
1962년, 상하이 출신의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홍콩의 아파트에 두 가구가 동시에 이사를 오며 이웃이 됩니다. 지역 신문사 편집장으로 일하는 주모운과 그의 아내, 무역 회사의 비서로 일하는 소려진과 그녀의 남편이었는데요, 소려진과 주모운은 아파트의 좁은 복도에서 스치듯 지나치며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삿짐이 바뀌고 계단을 오가며 자주 마주치게 되자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자신들의 배우자가 이미 두 사람 몰래 깊은 관계로 발전한 것을 알게 되고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소려진은 주모운의 넥타이가 자신의 남편 넥타이와 같고 주모운은 소려진의 핸드백이 자기 아내의 가방과 같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두 배우자들이 똑같은 선물을 사서 준 것임을 눈치챈 것이죠. 소려진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지도 못하고 슬픔에 빠지게 되고 주모운은 그런 그녀를 위로해 주며 어쩌면 복수심으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를 사랑의 감정이 생겨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소설을 쓰거나 신문을 읽으며 만남을 가지는데요, 자신들의 배우자가 어떤 마음으로 외도를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더 자주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소려진과 주모운은 서로의 감정을 억제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결국 주모운은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새 직장을 구하게 됩니다. 주모운은 소려진에게 싱가포르로 가는 배표를 2장 구한다면 같이 가겠냐고 묻지만 소려진은 이를 거절하며 주모운의 품에서 서럽게 울었고 두 사람은 결국 붙잡은 손을 놓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소려진은 아파트로 다시 돌아와 집주인에게 주모운의 소식을 묻습니다. 집주인은 그 집에 이미 다른 가족이 이사를 왔으며 서로 왕래가 없어 소식을 모른다고 답했고 자신은 미국에 있는 딸에게 가야 하니 집세를 싸게 해 주겠다며 이사를 오라고 설득하죠. 시간은 다시 흘러 주모운이 아파트를 찾아가 집주인에게 소려진의 소식을 묻습니다. 새로운 집주인은 어떤 부인과 어린 아들이 함께 산다고 답했으나 주모운은 그녀가 소려진인 줄 모르고 두 사람은 다시 너무나 안타깝게도 엇갈리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을 찾은 주모운. 용기가 없어 소려진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을 담구멍에다 쏟아내고 쓸쓸히 걸어 나오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 되게 됩니다.
화양연화 감상포인트
"여자가 수줍게 고개를 숙였고 남자의 용기 부족에 떠났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된다"
주모운이 떠난 호텔방에서 소리 내지 못하고 숨죽여 우는 소려진
매일 국수를 사서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던 소려진의 치파오
주모운이 항상 손에 들고 있던 꺼지지 않는 담배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장면에서 언제나 두 사람 사이에 그어진 선
영화의 주인공인 주모운과 소려진은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과 2046이라는 작품에도 등장하는데요, 주모운과 소려진이 밀회를 나누던 장소가 호텔방 2046호였습니다. 따라서 팬들은 이 세 영화가 서로 같은 세계관으로 묶인 일종의 시리즈물로 보고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영화를 시작하며 이 영화는 비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흔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영화라고 하기에는 주인공 주모운과 소려진이 보여주는 감정이 여느 영화들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배우자들의 배신에 대한 심적 고통을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성숙한 중년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별을 통해 진실된 사랑을 이야기하는 보기 드문 멜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두 주인공이 느끼는 미묘한 사랑을 대사나 스토리 대신 왕가위 특유의 미장센으로 화려하고 감각적인 화면을 통해 전달하는 스타일리시한 영화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의 운명을 이끈 것은 배우자들의 불륜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라는 타이틀 또한 끝까지 서로의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엇갈리게 되는 둘의 사랑을 오히려 극대화시켜주는 효과를 주는 듯합니다. 말하지 못한 비밀과 엇갈린 사랑. 감독 왕가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서사는 영화가 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위에 선정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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