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충남 논산시는 서울 KT&G 대치갤러리에서 시화집 '내 이름 쓸 수 이따'에 담긴 어르신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할머니들은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글을 깨우친 뒤 틈틈이 글을 썼는데요, 이를 모아 발간한 시화집 제목이 ‘내 이름 쓸 수 이따’였습니다.
어르신들은 시 낭송 오디오 클립에도 직접 참여하였고 인터뷰 영상도 함께 전시되어 감동을 전했는데요, 시화집 ‘내 이름 쓸 수 이따’는 지난 2020년 11월 발간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논산시가 운영한 한글대학에서 지역 어르신들이 배움을 시작한 이후 백일장에서 선보였던 시와 그림 등을 모은 것입니다.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어우러진 시구는 어르신 세대의 희생에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엇고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우치던 과정은 활동사진처럼 담겼습니다. 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할머니들의 눈물과 한이 진솔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는데 ‘소주 먹지 말자’ ‘에이 괜히 심었나’ ‘군인대장인지 알았더니 대장간집 아들이더라’ ‘머리가 빨갛게 일어났다’ 등 입니다.
글을 처음 배운 어르신들의 틀린 맞춤법도 그대로 뒀고 삐뚤 빼뚤 글씨와 투박한 그림도 최대한 살려 담았다고 합니다.
평생 글 몰라도 잘 살라따.
양옥순 내 이름 쓸수 이따.
나 혼자 전화하니 아들이 깜짝 논란다.
욕 안하다고 조하합니다
이일분 할머니가 쓴 ‘참말로 그립네’는 애틋한 부부애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절절하게 담겼습니다.
당신 가시고 서럽네
참말로 그립네
통곡하네
바로 병원 못 가서 돌아가셨나
내 손 꼭 잡더니 그냥 눈 감아버렸어
내가 글을 못써서 이 마음 뭐라고 말 못해요...
술 좋아하던 당신 술 잡숫고 자는 줄 알았지
참말로
뜨끈한 고깃국에 당신 좋아하던
술 한 잔 같이 하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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