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홈랜드 (Homeland) - 시즌1 ~ 시즌8 완결 리뷰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가 최애 드라마로 꼽아 더욱 화제가 된 대표적인 첩보물이자 주인공 캐리가 정말 하드캐리하는 반전 드라마의 대명사이기도 한 홈랜드는 총 8개의 시즌으로 이루어진 미국 케이블 방송사 쇼타임의 대표 인기 드라마이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는 미드 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베스트 5 중의 하나로 나 같은 70~80년대 생들에게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더불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더 잘 알려진 클레어 데인즈가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로 일당백 하는 드라마.

 

무려 8개의 시즌으로 한 시즌 당 12편이기 때문에 총 96화의 엄청난 양을 자랑하지만 일단 시즌 1을 시작하고 나면 어느 새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화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드라마의 묘미는 긴장과 스릴, 속도 뿐만이 아니라 끊임 없이 시청자들을 속이는 반전을 끊임 없이 제공하는 놀라운 각본에도 있다.

 

 

2011년에 시작한 이 드라마는 2020년 4월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미드 팬들 사이에서는 결말마저 완벽한 드라마 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야기는 CIA 요원 캐리 매티슨과 알카에다에게 붙잡혀 8년간 포로 생활을 하다 극적으로 구조된 미 해병대 부사관 니콜라스 브로디의 만남으로 부터 시작되는데 시즌3까지는 이 두 인물을 주축으로 그들 사이의 의심, 사랑, CIA와 테러리스트 아부 나지르와의 숨막히는 추격전으로 아주 빠르게 전개 된다. 잠깐 TMI를 하자면 시즌 초반 앳된 모습의 티모시 샬라메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시즌3에서 니콜라스 브로디의 죽음으로 중요한 전환을 맞은 드라마는 시즌4부터 무대를 파키스탄으로 옮겨 재정비한 스토리를 풀어냈으며 아주 영리하게 드라마의 방향을 전환 시켰다. 이후 시즌 5에서는 CIA를 떠나 독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캐리에게 닥친 살해위협과 ISIS의 유럽 테러를 그려냈는데 당시 파리테러 발생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새로운 여성 대통령 당선인을 도와 정부 인수인계 과정의 갈등을 그려낸 시즌 6은 힐러리-트럼프의 대선 직후에 방영 되어 또다시 아주 교묘하게 드라마와 현실을 교차시켰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급변하는 미국의 정세를 반영한 시즌 7에서는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탄핵 요구와 그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를 그려냈고 대망의 파이널인 시즌8에서는 스승과도 같은 사울의 부름을 받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달려간 캐리가 아프가니스탄의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마무리 된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드는 미드 홈랜드의 매력은 일단 그 속도에 있다. 홈랜드를 보고 나서는 다른 드라마들의 전개가 너무 느려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눈을 뗄수 없는 속도감으로 굉장한 몰입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사건 전개 속도 뿐만 아니라 대사의 속도나 전체적인 흐름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홈랜드의 가장 강력한 매력이다. 반면 꽤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 보기가 힘들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여주인공인 캐리가 아주 발암 캐릭터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광적인 여성이기 때문. 극 중 양극성장애를 가진것으로 나와 극한으로 몰린 상황에서 미쳐가는 모습을 너무나 잘 연기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제 클레어 데인즈와 극중 인물 캐리를 혼동 할 정도 였다. 실제 클레어 데인즈는 홈랜드로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둘다를 손에 거머 쥐었고 SNL에서 눈을 크게 뜨고 미친 듯이 대사를 쏟아내는 모습이 종종 패러디 되기도 하였다. 시즌 마지막 편에서 존 제이블 역으로 등장한 휴 댄시는 클레어 데인즈의 실제 남편인데 극중에서 둘이 만나는 장면은 없다. 클레어 데인즈는 그것이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아 좋았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시청자들은 시즌 초중반 까지 정보분석 요원으로 등장하는 피터 퀸과 캐리의 러브라인이 무산 되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캐릭터는 뛰어난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뒤에서 끝까지 캐리를 지켜내는 인물로 그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참고로 피터 퀸 역의 루퍼트 프렌드는 킹스맨 가젤 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에이미 멀린스의 배우자 이다. 

누군가 넷플릭스 미드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홈랜드를 가장 먼저 추천한다. 드라마를 비롯한 영화, 음악, 책 등의 매체는 개인의 취향을 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좋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약 1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만큼 꾸준하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아직 홈랜드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열정과 치열함으로 가득찬 이 드라마의 매력에 빠져 보기를 바라며 동시에 아직 이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낀다.